영화 한편이 나의 마음을 울렸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내 마음속의 순수가 되살아 나는 느낌이다. 설 연휴에 본 '건축학개론' 속에 나오는 첫사랑 이야기가 여운이 많이 남는다. 풋풋한 대학교 1학년생들의 첫사랑 이야기, 오해 때문인지 비록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영화를 본 사람의 마음 속에는 누구나 공감하는 그 무엇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 순수한 첫사랑과 첫키스의 가슴 떨리는 느낌, 얼마나 잊어버리고 살았던 감정이었나. 나도 그런 순간이 있기는 했을까.
그리고 십 몇년이 지나고 다시 만난 주인공들. 예전의 그 감정에 대해 서로 확인을 했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조용히 묻어두는 모습에서 다시 한번 가슴 아픔을 느꼈다. 영화를 보면서 예전의 오해를 풀고 서로 다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 보았지만 영화에서는 역시나 첫사랑은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속설을 뒤집지는 않았다.
영화에 나왔던 남녀 주인공들의 모습이 너무나 멋졌다. 특히 여자 주인공인 어린시설의 수지와 적당한 나이의 이혼녀 한가인은 가슴 떨리는 사랑의 대상으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 엄태웅 또한 예전 첫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찾아온 이혼녀 한가인을 이해하고 따뜻이 감싸주는 모습에서 진정한 신사의 품격을 느꼈다. 지금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니 한없이 부러웠다.
과연 이런 모든 것이 영화이기에 가능했을까? 지금 타락한 세상의 남녀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는 걸까? 세상 사람들의 마음속에 과연 순수란 사라지고 현실적인 본능만 남아있는 걸까? 남녀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도 이해 득실만 따지고 감정이 메마르지 않았나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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