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마수걸이 산행은 오송에서 아주 가까운 운주산으로 정했다. 높이는 480여 미터 밖에 안되지만 그래도 세종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산 정상을 둘러싸는 계곡에 운주산성 터가 있어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다. 두 시간 여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눈이 쌓여있는 구간이 많아 너무 추워 엄두도 내지 못했던 겨울등반의 느낌도 받았다. 등산로는 대체로 평탄하고 내려올 때는 임도를 이용했다.

2월도 하순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살을 에이는 듯한 영하의 추위는 아직도 살아있다. 봄이 저멀리서 오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 그래도 여러 겹의 옷을 껴입고 오긴 했지만 막상 북쪽의 찬바람을 맞아보니 몸전체에 추위가 느껴진다. 가려지지 않은 얼굴 부위가 특히 시리다. 겨울 등반은 정말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걸 새삼 느껴본다. 얼굴 전체를 가려줄 마스크를 하나 장만해야겠다.

주차장이 산의 규모에 비해 넓다. 이렇게나 많이 찾아올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조금 올라가니 태고종 소속의 고산사가 자리하고 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고 너무 추워 들리지는 않았다. 고산사에서 산성까지는 줄곧 돌계단으로 이루어진 오르막이 이어지고 산성을 한 바퀴 순환하는 등산로가 따로 만들어져 있다.










정상은 나름 신경을 쓴 모습인데, 정상석이 이상하다. 산이름도 아니고 봉우리명도 아닌 고유문으로 되어있다. 이유는 모르겠고 옆으로는 백제의 얼 상징탑이 만들어져있다. 이곳 지리와 역사적인 배경을 감안해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북쪽으로 만들어진 산성순환로는 녹지 않은 눈이 그대로 있어 살짝 위험했다. 만일을 위해 아이젠과 스패치를 가져왔지만 사용할 정도는 아니고 스틱을 잘 짚어가며 조심조심 내려왔다.






날이 풀리고 숲이 우거지면 가볍게 오르기 좋은 산이다. 오송집에서도 15분 정도면 도착하니 나중에 식구와 같이 오면 좋겠다. 첫 산행이고 그동안 근육이 단련되지 않아 그런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올해도 시간내어 부지런히 멋진 산을 다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