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2026

백암산 상왕봉

강병우 2026. 5. 7. 20:40

올해부터 근로자의 날이 휴일이 되면서 5월 초부터 3일을 연달아 쉬게 되었다. 작년부터 무릎이 아파 한동안 쉬었던 산행을 시작해 보려고 이리저리 알아보다가 내장산 국립공원의 백암산을 선택했다. 마침 형우가 근처 처갓집에 머무른다고 해 아침 기차로 백양사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리저리 기차표를 알아보다 조치원에서 백양사까지 직접 가는 ITX새마을호가 있어 얼른 예매를 했다. 돌아오는 기차 편은 백양사역에서 저녁을 먹고 8시에 정읍까지 무궁화로 이동하고 한 시간 후인 9시에 출발하는 KTX를 타고 오송역에 도착하는 기차를 예매했다.


산행의 기점인 백양사에서 출발해서 백학봉을 먼저 올랐다. 초반부터 끝없이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이 시작된다. 거의 1년 만의 산행이라 체력이 걱정되어 천천히 시작했다. 하지만 몸이 달궈지고 호흡이 안정되자 예전의 스피드가 살아나는 것 같다. 땀은 줄줄 흐르지만 기분은 좋다. 사실 날아갈 것 같다. 스틱을 들고 계단을 힘들게 오르는 것 자체가 너무나 흥분되어 아드레날린이 분출되는 것을 느낀다. 역시 난 산이 좋아.


백양사 뒤편에 우뚝 솟아있는 백학봉을 지나니 너무나 그리운 능선길이 이어진다. 5월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산속은 상쾌함 그 자체이다. 짙푸른 초록이 들기 전의 연한 푸르름이 가득한 산자락은 마음을 설레게 만든다. 이런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걷는 산길을 그동안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진정 살아있음을 느낀다. 나의 안식처는 역시 산이었다.


상왕봉이다. 백암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5월 연휴라 그런지 산을 찾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백양사에도 많지는 않았다. 바닷가 같이 가족들끼리 편안히 찾을 수 있는 여행지를 많이 갔나보다. 정상에서 바라본 경치가 멋지다. 내장산 방향은 보이지 않았지만 정상에서 이어진 줄기는 어느 명산 못지않게 아기자기했다. 그렇게 높지는 않은 산이지만 깊이가 있다. 특히 여름이 오기 전의 연한 푸르름이 뒤덮인 산자락은 감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한동안 머물며 경치를 구경했다. 보고 또 보고 싶은 멋진 산자락이다.


하산길은 조금 힘이 드는지 무릅이 욱신거린다. 무릎 밴드를 해서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지만 함부로 쓸 상태는 아닌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 컨디션 좋으면 두 번 정도 산에 다녀야겠다. 정말 무릎 아껴야 한다. 이제는 가고 싶은 산만 골라서 가야겠다. 하산길의 대부분이 콘크리트 포장길이라 더 심한 것 같다. 그래도 무사히 백양사로 내려왔다.

백양사는 참 여러 번 찾아온다. 단풍이 이뻐 일부러 찾아오기도 했고 행사가 있어 다녀오기도 했다. 큰맘먹고 백양사 뒤편의 백암산을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래되고 전통이 있는 절이라 규모가 상당하다. 대웅전을 들러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무사히 등산을 마치게 해주시에 감사를 드렸다. 더불어 가족의 행복과 마음의 평안을 기원드렸다. 나름 노력도 많이 하고 있으니 들어주시겠지. 부처님은 인자하시니까.


저녁 먹기까지 시간이 좀 남아 장성댐을 들렀다. 농어촌공사에서 만든 댐치고는 규모가 상당하다. 호수 주위에 출렁다리도 두 개나 만들어 놓았다는데 찾아갈 힘은 없다. 댐 정상에서 잠시 쉬다 백양사역으로 다시 돌아가 삼겹살에 저녁을 먹고 오송역으로 출발했다. 모처럼의 산행이라 기분이 산뜻하다. 4시간 여의 산행이었지만 체력이 아직은 뒷받침해 준다고 생각하니 앞으로의 산행도 자신감이 붙는다. 그래, 이렇게 산속에서 보내는 시간이 바로 힐링이지 뭐.

 

'산이 좋아 > 2026'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룡산 도덕봉  (0) 2026.06.29
설악산 비선대, 울산바위  (1) 2026.06.22
세종 오봉산  (0) 2026.06.07
마산 무학산  (0) 2025.03.15
세종 운주산  (0) 202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