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2026

계룡산 도덕봉

강병우 2026. 6. 29. 11:29

계룡산 국립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는 도덕봉과 금수봉은 주능선에서는 떨어져 나와 수통골을 중심으로 한 바퀴 둘러싸고 있는 형상이다. 수통골은 대전 시내와 거의 붙어있어 평상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가볍게 산책을 즐기는 곳이다. 집에서도 한 시간 이내면 도착하는 곳이고 산높이도 5백 미터 정도라 가벼운 마음으로 등산을 나섰다.

수통골 공영주차장은 규모에 비해 찾는 사람이 많아 항상 붐빈다고 하여 일찍 출발했음에도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히 진입하자마자 빠지는 차가 있어 바로 주차를 했다. 여전히 주차자리를 찾아 빙빙 도는 차량이 많다. 주위에 식당과 카페는 여럿 있지만 편의점은 보이지 않는다. 초입부에 식당 겸 가게, 커피를 파는 곳이 있어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고 카페인을 급히 충전했다. 자! 이제 출발이다.

도덕봉까지는 1시간여 계속 오르막이다. 간간이 대전 시내 방면이 보일뿐 이렇다 할 조망처는 없다. 이번 등반길에서는 도덕봉까지가 가장 힘든 오르막 길이었고 이후 금수봉까지는 대부분 평탄한 능선을 타고 걸었다. 처음부터 치고 올라가는 길이라 숨이 가빠온다. 천천히 숨을 고르며 한 발 한 발 올라갔다. 다행히 등반 내내 수목이 우거진 그늘길이라 뜨겁지는 않았지만 땀은 역시 많이 흐른다. 운동 제대로 되네.


도덕봉도 그렇지만 금수봉 역시 정상에서의 조망은 없었다. 국립공원이라고 기대하고 찾아간 사람들은 많이 실망할 법하다. 금수봉 가는 길 우측에 간간이 정상인 천왕봉을 비롯한 계룡산 주능선이 멀리 보여 그나마 지루함을 달래준다. 아무리 능선길이라고 하여도 천 미터 이상의 고산 능선길과는 차이가 난다. 특히 소백산이나 지리산, 덕유산 같이 아래 산자락을 굽어보며 호령하는 느낌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산객들은 그 맛에 찾아다니는 것 아닐까.


금수봉까지의 평온한 능선길을 마치고 빈계산까지 갈 것인가 고민이 되었다. 예전 내장산 환종주 할 때에는 그래도 주위의 산군이 한눈에 들어와 등반할 맛이 났는데 여기는 등반로 자체가 그런 조망이 없다. 차라리 일부러라도 그런 조망처를 몇 군데 만들어 놓았으면 이렇게 지루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국립공원이라는 제약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힘들게 빈계산을 올라가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에 과감히 포기하고 고갯길에서 하산을 결정했다. 그래도 군데군데 하산할 수 있는 고갯길이 있어 다행이다.


수통골은 그리 길지 않은 계곡길에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는 데크를 잘 조성해 놓았다. 아이들 데리고 오거나 연세 드신 분들도 쉽게 찾아올 수 있는 곳이다. 국립공원 능선을 환종주 한다는 기대를 버리고 가볍게 운동한다는 생각으로 찾아오면 만족할 만한 좋은 곳이다. 그래도 거리가 8.5킬로미터나 되고 시간도 4시간 정도 걸려 운동 제대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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